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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맛집탐방]전남 담양 ‘원조창평시장국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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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국물·밥 모두 푸짐하게…추억을 말아드립니다

  
뚝배기를 빼곡히 채운 돼지 내장이 가게의 인심을 보여준다. 여기에 뜨거운 육수를 부으면 국밥 한그릇이 뚝딱 완성된다.

전남 담양 ‘원조창평시장국밥’

먹고살기 어려웠던 시절 시작한 국밥집 점심시간엔 단골손님들로 북새통

손님들 배부르게 먹을 수 있도록 옛맛·인심·추억 고스란히 뚝배기에 담아
 


“금강산도 식후경인데 먹고 하셔라~. 날도 추운데 언능 와서 한그릇 하씨요.”

“바쁘게 일허다 퍼뜩 와서 맛나고 든든하게 묵을라믄 국밥 만큼 좋은 게 없지라우.”

전남 담양 창평시장 한편에 자리 잡은 ‘원조창평시장국밥’ 가게. 추운 날씨에 평일 점심시간인데도 손님이 끊이질 않았다. 가게 안에는 침샘을 자극하는 국밥 냄새와 우리네 사는 이야기가 가득했다. 자식이나 장사, 어젯밤 본 텔레비전 드라마 이야기 등이 한데 어우러져 왁자지껄했다.

“최씨네 아들이 서울서 일함시롱 집에다 솔찬히 용돈을 준다드마잉.”

“오메, 그집 아들내미 서울 가서 출세했는갑소.”

자리에 앉자마자 “이웃집 아들이 부모님께 용돈을 드린다”고 말문을 연 김연신씨(69). 시장 근처에 산다는 김씨는 한달에 서너번은 꼭 국밥을 먹으러 시장에 들른단다. 햇수로 10년이 넘었다는 말에 오랜 단골이겠거니 했으나 가게주인과는 별다른 친분이 있는 것은 아니란다.

“우리 같은 서민들이 바쁜 시간 쪼개서 빨리 먹고 가기에는 국밥이 최고라고 생각해요. 즉석음식이라는 말이 생기기도 전에 국밥은 이미 손쉽게 먹을 수 있는 음식의 대명사였죠.”

 

점심시간이라 가게 안은 쉴 새 없이 바쁘지만 뚝배기에 국밥을 담아
내는 가게주인 전현숙씨의 표정은 밝기만 하다.


뚝배기에 숟가락을 담그며 김씨는 손가락을 치켜들었다. 김씨의 말대로 손님들의 주문이 떨어지기 무섭게 국밥을 담은 뚝배기가 주방 밖으로 날라져 나왔다. 손님의 주문 이후 국밥이 테이블 위에 오르기까지 걸린 시간은 5분 남짓. 주문이 들어오자마자 밥과 밑반찬을 전담하는 아주머니 한분과 국밥 고기와 육수를 준비하는 가게주인 전현숙(72)씨가 기민하게 뚝배기를 채웠다.

가게에 자리한 손님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국밥을 뜨느라 여념이 없었다. 이들 가운데는 광주·나주·여수 등지에서 온 손님들도 상당수.

“옛맛 그대로 변함없는 추억의 음식입니다. 이제 막 초등학교 3학년이 된 손자도 입에 맞는지 같이 오면 항상 한그릇을 다 비워요. ”

30년 단골인 전수만씨(61)는 아내와 열살배기 손자까지 대동해 국밥을 먹으러 왔다. 여수에 산다는 그는 국밥이 먹고 싶어 오랜만에 시장에 들렀단다.

예전엔 오일장이 열리는 날이면 장터 주변에 삼삼오오 간이 국밥집이 차려졌고, 장을 보던 사람들이나 시장상인들이 국밥으로 간편하게 주린 배를 채웠다고 한다. 지금은 재래시장이 옛 모습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깔끔히 변모한 탓에 시장 풍경도 많이 달라졌다. 그러면서 5일에 한번 맛볼 수 있었던 장터국밥도 매일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된 지 오래다. 하지만 값싸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는 그 맛은 여전히 변함없다. 창평시장에서 파는 국밥도 그중 하나다.

“시어머니와 함께 국밥을 말기 시작한 게 벌써 50년이나 됐네요. 그때나 지금이나 그맛 그대로 손님들이 배불리 드실 수 있도록 고기·국물·밥·반찬 가리지 않고 달라는 대로 다 드린답니다.”

먹고살기 어려웠던 시절부터 시장에서 국밥을 말았다는 전씨. ‘국밥에 인생을 걸었다’고 자부하는 그녀는 반백년간 변함없이 시장에서 국밥을 팔고 있다. 덕분에 가게만 바뀌었을 뿐 푸짐한 국밥도, 배부르게 먹는 손님도 모두 예전 그대로다.

이곳 국밥에는 지금도 여전히 옛맛과 인심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여기에 추억은 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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