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살의 경숙이
몇살이냐고 물으면 아이들 처럼
손바닥을 폈다 오므렸다 두차례를 하고
하나를 뺀다.
신랑은 나이많은 노가다꾼이라고 주인이
알려 준다.
말이 부페지 허름한 백반집.
그녀는 거기서 알바를 한다.
요즘 유행하는 얼음냉장고 몸빼치마와
새파란 티셔츠 차림이 그녀의 한결같은 차림이다.
알미늄 밥공기에 뚜껑으로
잘 놓여져 있는 밥공기를 놔두고
그녀는 유독 내 밥을 보온 밥통에서 가득 퍼온다.
그릇 밖에까지 밥풀이 너덜너덜 붙어 있는 채로....
두사람 식사와 막걸리 한병 까지 밖에
더 이상 계산을 못하는 그녀가
무슨 생각으로 내 밥을 퍼다 놓는 것일까.
어린애 같은 맑은 눈으로 바라다 보는 세상은
어떤 색깔일까.
싫고 좋은 구별이 있는 것일까.
밤 한 숟가락이라도 더 얹어 주고 싶은 사람이
별도로 있는 것일까.
오늘은 다섯살 어린애 같은 경숙이의
펑퍼짐한 엉덩이를 바라 보며 점심밥을 먹다가
컥~하고 목구명이 막혔다.
고민도 없이 저렇게 천진스런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 보며 살아 갈 수만 있다면...
그것이 어쩌면 행복 한 것인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세상의 추악한 계산과 질투와 미움으로 부터
멀리 떨어져 사는 경숙이.
그녀가 무척 예뻐 보이는 점심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