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만에 대전에 사는 친구녀석에게서 전화가 왔다.
"어이 친구...오랫만이야.
혹시 XX이 전화 번호 좀 알수 없을까...?"
"올만이네..근데 전화해도 잘 안 받던데...?
작년에 암 수술하고 난 뒤로 일절 전화 안 받아.
암튼 전번 문자로 찍어 줄께..!"
전번을 찾느라 뒤적 거리다가
생각 난 김에 먼저 전화를 걸어봐야겠다는 생각으로
다이얼을 눌렀다.
전화를 잘 안 받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으로....
한참 통화음이 가고,
귀에 익은 목소리가 반갑게 들린다.
"네...이XX입니다."
"아이구...이친구야. 오랫만이다.
살아있네...?"
"저 지금 외국에 있습니다.
그만 끝습니다."
"뚜~~뚜~~~뚜~~~~"
아차......!!!
그 순간 나는 내 주둥이를 쥐어 박고 싶었다.
이런 어처구니 없는 말을 지껄이다니....
요즘 내가 정신줄이 오락가락 하는가 보다.
제정신이 아니야...
미쳤어...미쳤지.
글쎄,
암투병을 하고 주변과 연락 조차 끊고 사는 친구에게
"살아있네~~"
이걸 농담이라고 건넨단 말인가.
그냥 별 생각없이 오랫만에 연락 된 친구가 반가워서
흔히 하던 말을 아무런 생각도 없이 지껄였다.
그친구는 그말을 듣는 순간,
그 어처구니 없는 말을 어떻게 소화 해 내야 할까.
친구 가슴에 못을 하나 더 밖아 놓고
인생살이를 이지경을 하고 사는 내가 참 한심하다.
아무래도 요즘 내가,
정신줄을 놓고 사는가 보다~~^*